한국은행이 오늘(12월 31일) 개최된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내외 경기 둔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방향, 그리고 최근 소비 둔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 마무리?
한국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올 상반기 4%대 후반에서 하반기 들어 3%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는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고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음을 시사한다.
다만 한국은행은 “아직 물가 안정세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성 등이 여전히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 ‘숨 고르기’
부동산114 등 업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대 15%가량 하락했다.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급매물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시장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 변동성이 잠시나마 낮아지면 시장이 급락에서 회복 국면을 모색할 수 있다”라고 전망하는 한편, “다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거래 절벽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계부채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 규모는 지난 분기에 사상 최대치인 1,900조 원을 돌파했다. 금리 동결로 당장 이자 부담이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가계 재정에 대한 압박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금융기관의 건전성 규제와 개인 신용 관리 감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이번 결정은 물가 안정을 우선순위에 둔 ‘속도 조절’ 성격이 강하다”면서도, “향후 경기지표와 환율, 그리고 국제유가 변화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 시 추가적인 금리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한국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 내년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국내 물가와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내년 초에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대외 여건이 급격히 변할 경우 신속한 정책 조정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리 인상의 숨고르기가 경제에 긍정적 숨통을 틔워줄지, 아니면 글로벌 경기 흐름 악화와 물가 압력에 다시 발목 잡힐지 주목된다.

